다소 홀딱 깨는 '다음' 로고


어제 아침, 다음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다. 첫 화면을 장식하는 다음의 CI가 휘황찬란한 한글로 바뀌어 있는 것이었다. 현란하지만 다소 산만한 감이 있어 다소 이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다음이 우리의 정신만은 안고 가겠다는 작은 움직임으로 보여 나름 뿌듯한 감도 들었다.


나를 당황스럽게 한 붓글씨


하지만 네이버에 접속하니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메인 화면을 찬찬히 살피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등장한 붓글씨의 압박. 자세히 보니 이러한 필체들이 다양하게 제시되면서 어느 사람이 이 글자를 쓴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왜 이런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제는 562돌 한글날이었던 것이다. 요즘 이래저래 경황이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터라, 이를 까먹은 것이다. (단지, '빨간날'이 아니라서 기억 속에 잊혀진 것일지도..) 업무를 위해 이곳저곳 타 사이트들을 검색해보니 다른 포털 사이트들도 한글날을 기념한 기념 로고를 첫 화면 상단에 달아놓았다.

'구글'의 한글날


하지만 한글날도 1년 365일 중 하루에 불과한 터. 24시간이 지나자 축제는 모두 끝났다. 각각의 포털 사이트들이 다시 원래의 CI로 사이트의 얼굴을 바꿔가는 와중에, 아직도 요란하게 붓글씨를 써대는 곳이 있었다. 바로 국내 1위의 포탈 사이트 네이버다.

쉴 새 없이 붓글씨를 써내는 통에 다소 정신없기도 하고, 한글날도 다 지났는데 소위 '한글날 특집'을 계속 내걸고 있으니, 얼핏 방치 중인 개인 홈페이지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한글날이 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CI를 한글화한 로고를 중심으로 메인 페이지를 꾸민 점이다.

10월 10일 저녁의 '네이버' 메인 페이지


그동안 네이버의 첫 머리를 장식하던 애매한 고딕체의 'NAVER'. 알 수 없는 의미의 영어단어를 밋밋한 고딕체로 장식하던 예전의 모습을 생각해보니, 지금의 '네이버'가 더 깔끔하고 멋스러운 느낌도 든다.


1위라는 자리에 오르면, 더이상 제쳐야 할 목표점이 없는 만큼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네이버가 그간 보여준 행보 또한 별반 다를바 없는 편이었다. 여러모로 실망스럽지만 그들이 구축한 정보의 파놉티콘에 이미 갖혀버려 울며 겨자먹기처럼 쓰던 네이버. 그런 그들에게 오늘만큼은 작게나마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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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미디어 트렌드 l 2008/10/1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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