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주드 1 상세보기
토머스 하디 지음 | 민음사 펴냄
<테스>의 작가 토마스 하디를 절필로 이끈 문제작 『이름 없는 주드』제1권. 당시의 교육 제도와 결혼 제도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짐으로써,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논객들에게서 혹독한 공격을 받았따. <비운의 주드>라 소개된 이 작품을, 영문학자...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b>주드</b>는, 학자와...크라이스트민스터로 떠난 <b>주드</b>는,...하지만 <b>주드</b>의 기대와는 달리 허위의식과...


지능적 안티페미니즘의 남성우월주의 소설?

주드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좌절의 원인은 대부분 시대를 너무 앞서간 주드와 수, 그들의 행동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단지 그들의 일상이 급진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주드가 작품 초기에 직면하게 된 현실의 벽은 단순히 사회적인 통념으로 이룰 수 없는 부분이 아니었다. 부르주아 계급만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현실적으로 부르주아 계급이 아니고서는 재정적 문제로 인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사회구조적 문제였던 것이다.

하지만 크라이스트민스터에서 수를 만난 주드는, 법적으로 부인이 있는 자신의 상태로 인해 수가 한때 자신의 은사였던 필롯슨과 결혼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된다. 소위 '신여성'이라는 수의 결혼이 사랑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중퇴하게 된 교육대학의 학비를 지원해줬다는 이유 만으로 노예계약(?) 마냥 결혼하게 되었다는 점으로 이 작품의 남성우월주의는 서서히 드러난다.

결국 사랑없는 결혼은 파국으로 치닫고, 수는 주드와 함께 사랑의 도피-필롯슨의 동의가 있었지만-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곧 수의 호적(?)을 깨끗이 정리해주는 필롯슨의 행보에 발맞추어 적절한 시기에 호적정리를 제대로 하자며 나타난 아라벨라. 이 두 인물이 활약으로 수와 주드는 법적으로 부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그들은 부부가 아닌-영화를 볼 때는 졸아서인지, 주드의 호적이 정리되지 않아 결혼을 못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고-동거인의 관계로 남는다. 둘 다 법적으로 '돌아온 싱글'이 된 상황에서 이루어진 그들의 선택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다. 단순한 행정적 절차인 결혼신고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결혼신고를 하지 않아 온갖 핍박을 받고, 그러한 현실을 견디는 그들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점이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단순히 서류상의 신고에 불과한 결혼절차에 대해 주드는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치 않지만, 수의 반대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혼'이라는 사회적 규범을 거부하면서까지 지키려는 그들만의 소중한 가치와, 그 가치를 눈감고 지나감으로써 그들이 받지않게 될 핍박을 놓고 비교한다면 보편적인 사고에서 어떠한 선택이 합리적인 선택인지 생각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그들의 선택으로 얻게된 핍박으로 인해서인지, 그들은 자신들의 자녀들을 한순간에 잃게 되는 슬픔을 맞이한다. 리틀 파더타임이 자신의 동생들을 죽이고 자살한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향후 전개는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남성우월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을 겪음에도 주드는 정신을 추스르고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자신의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는 인간상으로 거듭(?)나지만, 수는 사건의 충격으로 인해 急무기력한 캐릭터로 전락하고 만다.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신에게-정확히는 사회에-도전한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진정한 남편-하지만 이미 법적으로 정리된-필롯슨에게 돌아가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주드를 읽으면서 끊임없이 드는 생각은 '그들은 인생을 왜 이리 피곤하게 사는가?'였다. 이러한 '피곤한 인생'을 걸어가게 된 주요한 결정은 수의 결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하나의 터닝포인트로 인해 수는 그동안 지켜온 자아를 저버린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항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옛말을 은연중에 그리고 치밀하게 드러내는 그런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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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책을 읽읍시다 l 2008/08/0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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